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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바다의 황제와 마주한 날

ja00 2025. 5. 3.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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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랑어. 이름만 들어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나요? 이 생선은 단순한 회거리 그 이상입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수천 킬로를 유영하며 온몸에 바다의 에너지를 담아내는 이 강인한 생명체는, 먹는 사람의 입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흔들어 놓습니다.

처음 참다랑어를 먹었던 날이 떠오릅니다. 입안에 퍼지는 고소함과 동시에 차오르는 묵직한 감칠맛. 다른 어떤 생선보다도 진하고, 깊고, 우아했습니다. 마치 잘 숙성된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듯한 느낌이었죠. 그때부터였어요. 참다랑어라는 바다의 왕자에게 반하게 된 건.

참다랑어는 누구인가요?

참다랑어(Thunnus thynnus)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혼마구로’입니다. 그 이름처럼 진짜 마구로, 참된 참치죠. 일반 참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근육질이며 지방 함유량이 높고, 무엇보다 그 특유의 단단한 식감과 깊은 풍미로 인해 고급 일식집의 귀빈 대접 메뉴로 등극했답니다.

  • 학명: Thunnus thynnus
  • 서식지: 대서양, 지중해, 북서태평양 등
  • 몸무게: 최대 600kg 이상
  • 특징: 빠른 속도로 유영, 높은 체온 유지 능력, 깊은 회색빛과 붉은 육질

이러한 특징 덕분에 참다랑어는 단순한 어종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만들어낸 궁극의 미식 자산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왜 참다랑어는 비쌀까?

솔직히 참다랑어를 처음 먹을 땐 가격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회 한 접시에 몇만 원, 아니 몇십만 원? 그런데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어요.

  1. 서식 조건이 까다롭다
    참다랑어는 자연산 개체가 매우 귀하고, 양식도 어렵습니다. 바다를 끊임없이 헤엄쳐야 건강하게 자라는데, 좁은 공간에서는 키우기가 정말 어렵다고 해요.
  2. 지속가능성과 국제 보호
    남획으로 인해 개체 수가 줄자 국제적으로 포획량을 엄격히 제한했어요. 그래서 참다랑어는 국제적 보호 대상입니다.
  3. 숙성 기술의 차이
    좋은 참다랑어는 잡은 뒤 바로 먹지 않아요. 정확한 숙성 과정을 거쳐야만 지방과 단백질이 최상의 풍미를 내거든요.

이처럼 단순한 ‘생선’이 아니라, 시간과 기술, 환경이 결합된 ‘예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먹어야 가장 맛있을까?

참다랑어를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건 이 세 가지예요.

  1. 오도로(대뱃살) – 입에서 사르르 녹는 지방, 고추냉이를 살짝 얹으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죠.
  2. 주도로(중 뱃살) – 적당한 지방과 살코기의 조화. 첫 입에 감동, 두 번째 입엔 찬사가 터져 나옵니다.
  3. 아카미(등살) –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 참치 초밥의 클래식이죠.

물론 고급 오마카세에서 셰프의 손끝을 거친 참다랑어는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참다랑어는 4월~6월이 제철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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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

우리의 입은 참다랑어를 원하지만, 바다의 입장은 좀 다를지도 몰라요.
그래서 최근에는 지속가능한 양식 참다랑어MSC 인증을 받은 어획 방식을 사용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어요.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참다랑어와 우리의 만남은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진짜 맛은 정보에서 시작된다

참다랑어는 그저 비싼 생선이 아니에요. 그 안엔 바다와 사람, 시간과 기술,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이 담겨 있어요.
그래서 먹을수록, 알수록 더 빠져들게 되죠.

혹시 아직 참다랑어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면, 다음번엔 그냥 한 접시가 아니라 ‘한 마리의 인생’을 음미한다는 마음으로 접해보세요.
정말로, 세상이 달라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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